블코 리뷰룸, 도서출판 그린비 그리고 티스토리

digital/internet 2008/09/29 20:06

블로그코리아가 새롭게 리뷰룸을 마련하고 현재 베타서비스 중입니다. 이미 리뷰가 올라오고 있고, 참여하는 기업도 점점 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Xnote mini가 25명 모집에 300명이 넘는 지원자가 몰리는 대박을 터뜨리고 있네요. 기업과 블로거들의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만남이라는 점에서 기대가 됩니다. 블로그코리아에서도 신경을 쓰고 있는 것 같네요.
블로거들의 유익한 리뷰를 꿈꾸며

비슷한 서비스가 다른 곳에도 없는 것은 아니지만, 블코의 경우 현재로써는 리뷰어들의 자유가 거의 절대적으로 보장되어 있는 까닭에 천편일률적인 홍보성 리뷰를 벗어나서 블로거들의 주체적이고 신뢰할만한 리뷰가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품어봅니다. 또한 블로거들 입장에서도 이런 식으로 공식적인 리뷰를 써보는 것이 좋은 경험이 될 터이고요.

문제는 이 서비스가 잘 되기 위해서는 업체와 블로거들이 잘 해 주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 블코측이 할 수 있는 역할이 마땅치 않다는 것입니다. 그저 양자가 잘 해주어서 그야말로 행복한 만남을 이루기를 기대하는 수 밖에요. 기업과 블로거의 마인드가 서로 어긋나버리면 금방이라도 깨져버릴 아주 조심스러운 서비스입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이번에 이렇게 하는 기업이라면 성공할 수 있겠구나 하는 경우를 만나서 여러분께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소개 드리고자 하는 기업은 도서출판 그린비입니다. (그린비 웹사이트그린비 블로그) 출판업에 대한 제 경험이라야 코딱지만한 출판사 사장하고 술 몇 번 먹은 것이 다 이므로 출판사 자체에 대해 평을 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게다가 저는 그린비라는 출판사에 대한 사전지식도 전무합니다. 다만 블코 리뷰룸을 통해 블로거들과 대화하려는 그린비의 노력이 참 감동스럽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은 겁니다.

저는 블코 리뷰가 이번 그린비의 '책읽기의 달인, 호모 부커스'로 두 번째입니다. 첫 번째에는 책이 배달되어 와서 성의껏 리뷰를 써서 올렸고, 그게 다였습니다. 지금 생각해봐도 그 이상 뭐가 있겠나 싶었고, 제가 기업체 담당자였어도 역시 그렇게 했을 겁니다. 다만 올리든 안올리는 신경 써주는 사람이 없으니 약간 허전하기는 했지요.

그런데 그린비의 마케팅 담당자는 상상도 못한 일을 합니다. 일단 책과 함께 예쁜 엽서가 끼어있었습니다. 자필로 쓴 엽서는 그저 뻔한 인사말이 아니라, 제 블로그에 방문한 이야기와 저의 개인적 배경과 리뷰 대상 책과의 인연에 이르기까지 어지간해서는 쓸 수 없는 내용이 정성스레 담겨있었습니다. (공개해도 되는지 모르겠는데, 눈 딱 감고 공개해 버립니다.) 이렇게 되니 정말로 정중하게 리뷰를 의뢰 받는 느낌이었고 책을 읽을 때도 허투루 할 수가 없었습니다. (저한테만 보낸건지 다 보낸건지는 모릅니다만…)

그 뿐 아니라, 배달된 책과 함께, 그린비가 만든 예쁜 엽서가 한 세트 함께 배달되어 왔습니다. 그린비가 낸 '열하일기'의 홍보를 위해 만든 엽서인 듯 한데 얼마나 예쁜지 온 가족이 둘러앉아 감상을 했습니다. 뭐 세상에 제일 받고 싶은 게 돈이라지만, 이런 대접을 받으면 돈 보다 훨씬 더 기분이 좋아집니다. 굉장히 대우받는 리뷰어가 된 것 같아 으쓱해지기까지 합니다. 기분이 너무 좋아 일방적인 홍보성 리뷰를 날리고 싶어지는 것을 꾹 눌러 참아야 했으니까요.

놀라움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오늘 리뷰를 올리자마자 바로 댓글이 올라왔더군요. 바로 그 담당자 분이 올리셨는데, 제 리뷰에서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는 부분을 바로잡아 줄 수 있는 사실을 올리셨더군요. 옳으니 그르니가 아니고 딱 사실관계만 정보로 올려 주셨습니다. 그야말로 블로거 리뷰어와 기업 간에 지켜야 할 선을 명확히 지켜주신 것이지요.
2008/09/29 - [culture/book] - 쾌락적 독서가의 변명: 호모 부커스에 답함

내용은 차치하고라도 내가 올린 리뷰를 업체에서 관심 있게 읽고 있구나 하는 명확한 메시지가 도착한 것 만으로도 상당히 뿌듯하고 보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런 마케팅을 하는 기업이라면 분명히 앞으로 블로거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서로 발전할 수 있는 길을 열어가리라고 확신합니다. 참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더불어 그린비는 인터넷 서점 알라딘과 손잡고 호모 부커스 2.0 프로젝트라는 것을 진행하고 있네요. 독자들의 책 읽기 경험을 바탕으로 책을 내겠다는 발상인데, 역시 신선합니다. 성공여부야 제가 언급할 문제가 아니지만, 끊임없이 독자들과 교감하겠다는 정신은 정말 높이 살만합니다. 참고하세요.
알라딘에 나온 호모 부커스 2.0
그린비 블로그의 호모 부커스 2.0

이런 기업들이 있다면, 블로그코리아의 리뷰룸도 분명히 성공하리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좋은 블로거는 기업이 초청하는 것이니까요. 블코의 역할은 이런 기업들을 잘 선별하여 리뷰룸으로 끌어들이는 것이겠지요.

디지털 문화가 발전할수록, 우리는 사람의 체취를 더 반갑게 맞게 됩니다. 그리고 그린비 마케팅 담당자의 손으로 쓴 엽서는 저를 완전히 감동시켜버렸습니다. 일전에 비슷한 경험을 한 일이 있었습니다. 티스토리에 처음 가입하고 초대장이 좀 필요해졌습니다. 누군가를 초대해야 하는데 아무 것도 몰라서 티스토리 담당자에게 초대장을 좀 받고 싶다는 짧은 글을 남겼었지요.

티스토리의 그 고급스러운 오프라인 초대장 여러 장과 함께 담당자의 역시 손으로 쓴 엽서가 함께 왔더군요. 얼마나 글씨가 예쁜지 처음에는 손으로 쓴 줄 몰랐습니다. 내용은, 제 블로그에 대한 관심과 칭찬, 격려와 함께 앞으로의 발전을 비는 내용이었습니다.

그저 초대장 몇 장 받아보자고 남긴 - 지금 생각해보니 아무 것도 몰랐던 - 초보자의 뭘 모르는 글에 이런 정성으로 응대하는 담당자의 엽서를 보면서 티스토리라는 데가 내가 둥지를 틀만한 곳이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고, 아직도 그런 느낌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경제성과 효율성이 판치는 기업문화, 그리고 디지털 문화의 첨병인 블로고스피어를 헤매이면서 뜻하지 않게 이런 아날로그적 정성을 만나면 참 마음이 따스해집니다. 아무리 마케팅 기법이라고 해도 결국 그 마케팅의 뒤에는 누군가 얼굴 모를 사람이 있다는 뜻이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많은 마케팅 기법 중에 이렇게 '비효율적인' 방법을 택하는 사람의 존재를 확인하면서 아직은 사람과 사람의 인연을 소중히 생각하는 기업체 담당자들이 있다는 생각에 흐뭇해집니다.

추신1
글을 다시 읽다보니 갑자기 그린비에서 책을 내고 싶은 마음이 마구마구 드는군요. 저자(?)에게 이런 마음이 들게 하는 출판사는 분명히 잘 될겁니다.

추신2
글이 왜 이리 횡설수설이냐구요? 그게 제 장기입니다. 우하하

저작자 표시 비영리 동일 조건 변경 허락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digital > internet' 카테고리의 다른 글

블코 리뷰룸, 도서출판 그린비 그리고 티스토리  (2) 2008/09/29
Trackback 0 : Comments 2

Trackback Address :: http://nettie.tistory.com/trackback/10 관련글 쓰기

  1. BlogIcon 그린비 2008/10/01 11:25 Modify/Delete Reply

    정말 이렇게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회사에서도 난리가 났습니다. ^^
    그리고 함께 보내드린 "예쁜 엽서" 속의 그림은 『세계 최고의 여행기, 열하일기』(그린비)에 등장하는 에피소드들과 관련이 있습니다. 포스팅 속에 있는 저 엽서의 그림은 연암 박지원이 청나라의 태학(국립대학)에 방문했을 때의 모습이구요. 이 멋진 포스팅에 보답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습니다.

    • BlogIcon 고은태 2008/10/04 22:06 Modify/Delete

      흠, 좋게 봐드린게 아니고, 그린비가 절 감동시킨거죠. 회사분들도 보셨다니 ^^;;; 어쨌거나 그 엽서들 다 모두모두 너무 예뻐요.

Write a comment

◀ PREV : [1] :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 [24] : NEXT ▶